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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사요리사]사요의 대모험

(3) 보금자리를 떠나는 뒷모습

  욕실에서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사요는 깊은 시름에 잠겼다. 카타콤을 어떻게 빠져나오긴 했지만 낮과 같은 상황이 조만간 또 찾아올지도 모른다. 사요는 분명 카타콤 쪽에서 사람을 보내 자신을 죽이도록 지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타콤은 이 세계에서 지위와 돈이 있는 사람들만 알고 있는 곳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과 마물의 생명으로 도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타콤 입장에서는 정보를 흘리고 고발할 가능성이 있는 사요를 잡아들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고발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카타콤에 들이지 않을 만큼 철저하게 검문을 한다. 그 사람의 친구, 친구의 친구, 친구의 가족, 카타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전부 그런 관계였다. 결국 카타콤은 고여서 썩은 물로 넘쳐나게 되었다.

  단 한사람이라도 고발하면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잡혀가 감옥살이를 하게 될 텐데도, 총사령관이라는 작자는 자신의 직위 때문인지 그렇게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인간들의 잔인한 욕망을 그렇게 해서라도 충족시킬 필요가 있는 걸까. 어린 마물, 인간보다 약한 마물, 세상에 얼마 남지 않아 보호해야 할 마물까지, 카타콤을 위해 갇혀있는 마물들만 족히 천 종은 넘었다.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보았다. 이제 카타콤에 대한 생각을 접어야 한다. 더이상 그 쪽 소속도 아니고, 스스로 얽혀 들어갈 필요는 없으니까. 고개를 가로젓다가 손을 들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훑었다. 거울에 찬 습기가 손가락을 타고 흐르다 팔꿈치에서 뚝뚝 떨어진다. 카타콤에 대한 생각을 지우고 앞으로 찾아야 할 사람을 뇌되었다. 이렇게 생겼다고... 내가 찾고 있는 사람이. 사요가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욕실 바닥을 흐르다가 벽을 타고 올라가 창문으로 증발했다. 사요가 찾고 있는 사람에 대해 아는 유일한 정보였다. 총사령관의 지시실에 있는 키메라를 훔치기 위해 숨어있을 때, 지시실을 지키고 있던 경비병들이 속삭이는 내용 중 하나였다. 왜 그들이 그런 정보를 알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찾기 훨씬 수월할 테니까.

 

  "밥 다 식어요~"

 

  리사가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사요는 마저 머리카락을 털고 옷을 갈아입었다. 리사가 잠옷이라며 준 옷은 조금 펑퍼짐하게 만들어져 활동하기 편해보였다. 늘 갑옷만 입고 다니던 사요에게는 조금 익숙하지 않은 옷이었다. 게다가 여기저기에 빨갛게 이상한 모양이 달려있다. 생전 처음보는 문양이다. 계속 마물을 죽이기만 했던 사요는 아직 모르는 게 많았다.

  욕실에서 나가자 잠옷으로 갈아입은 사요의 모습을 보더니 리사가 활짝 웃었다.

 

  "아, 잘 어울리네요!"

 

  사요는 얌전히 식탁 앞에 앉았다. 채소, 과일과 고기를 함께 끓인 음식과 기타 산나물들로 이루어진 음식이 식탁에 올랐다. 카타콤에서도 음식이 잘 나오는 편이었지만 역시 가정식은 다르구나. 뜻밖의 음식들에 눈을 끔뻑였다.

 

  "맛있게 드세요.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드셨을텐데."

  "...이번엔 아무것도 안들었겠죠?"

 

  사요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묻자 리사가 온 집안이 울릴 정도로 크게 웃었다.

 

  "아하하, 진짜 의심 많으시네~ 뭐, 제가 먼저 먹어볼까요?"

  "아, 아뇨, 그럴 필요는..."

 

  리사가 보란 듯이 음식을 전부 한입씩 먹어보고 어깨를 들썩이자, 민망해진 사요는 젓가락을 들어 밥을 한 술 크게 떠 입에 넣고 씹었다. 그렇게 많이 먹으면 반찬을 못먹을텐데. 리사는 여전히 실실 웃으면서 숟가락을 들었다.

 

  "아 근데... 이 문양은 대체 뭔가요?"

 

  밥을 어느정도 먹다 말고 사요가 잠옷의 문양을 집어보였다.

 

  "네? 하트잖아요?"

  "...하트?"

  "심장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하트 모양이요. 설마 처음 보세요?"

 

  사요는 입을 꾹 다물었다. 리사가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카타콤이 그렇게 닫힌 곳인가요?"

  "...그런 곳이었죠."

 

  그러나 그 이상의 말은 삼갔다. 리사에게 섣불리 카타콤에 대해 알려줬다간 나중에 어떤 위험을 무릅쓸지 모르기 때문이다. 고기를 씹으며 사요는 자신이 왜 그런 걱정을 하고 있는지 잠시 생각했다. 어차피 이 모험이 끝나면 내 손에 죽을 사람인데.

  사요가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리사가 씁쓸하게 입고리를 올렸다가 내렸다.

 

  "하트는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문양이기도 해요."

  "...사랑하는 사람...?"

  "네, 사랑하는. 나중에 사요 씨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편지에 쓰게 될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조금 웃었다. 저렇게 얼굴에 그려넣은 듯이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이 사랑을 알게 될 날이 오긴 할까? 사요는 알 수 없는 리사의 말에 고개를 조금 갸웃했다.

 

  "그럼... 당신은 늘 사랑을 하고 있는 건가요? 이런 걸 가지고 있고."

  "저는~"

 

  리사가 입에 넣은 음식을 열심히 씹어 삼키고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려고 노력해요. 그게 신관의 일이거든요."

 

  사요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음식을 집으려 시선을 내렸다.

 

  "부럽네요. 그런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늘 누군가를 죽이기 바빴던 사요에게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감정이었기에. 리사는 여전히 표정하나 변하지 않는 사요를 보며 들리지 않게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벽에 막히는 기분이 든다. 저런 한마디의 깊숙한 곳에는 대체 어떤 과거가 자리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런 건 차근차근 알아가기로 하고.

 

  "누구를 찾고 있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요? 앞으로 협조해야 하니까."

 

  사요가 고개를 들었다.

 

  "저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요. 저도 그것밖엔 몰라요."

  "똑같이 생겼다면, 쌍둥이 형제겠네요?"

  "....글쎄요."

 

  대체 왜 아무런 기억도 남아있지 않은 건지, 아직까지도 의문이었다. 너무 어렸을 때 헤어졌다면 그럴만도 하겠지만, 이따금 생각나는 어린 시절에 마치 어두운 안경이라도 쓴 것처럼 모습이 희미한 사람이 나올 때가 있다. 그 사람일텐데. 늘 손을 잡아주고, 꼭 안아주고, 곁에 있어주던 사람. 머리가 지끈거려 잠시 이마를 짚자, 리사가 물을 내밀었다. 사요는 그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젓가락을 놓았다.

 

  "잘 먹었습니다."

 

 

 

 

 

 

  사요는 순식간에 높은 나무를 올라 굵은 가지가 누워있는 쪽을 살폈다. 이 정도면 노끈으로 천을 대어 누울 수 있을만 하겠다. 밑에서는 리사가 못말린다는 표정으로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진짜~ 내가 못살아. 그냥 저 안에서 같이 자자니까요? 안잡아먹어요~"

  "아뇨, 저는 여기가 편합니다."

 

  위험을 감지하기 위해 사요가 제일 처음에 선택했던 방법이었다. 이제는 나무 위에서 자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을 못잘 지경이었다. 사요가 밑을 바라보며 노끈과 몸 길이만한 천만 가져다달라고 외쳤다. 리사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사요를 올려다보다가 하는 수없이 창고에서 오래된 노끈과 이불을 가져왔다. 사요는 나무를 오를 때와 똑같이 순식간에 밑으로 내려와 노끈과 이불을 받아 다시 올라갔다.

 

  "원숭이 같네..."

 

  하긴, 저런 방법으로 살아남았겠지. 사람은 누구나 살아남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 법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것도 같다. 리사는 천 위에 드러눕는 사요를 바라보다가 손으로 나팔을 만들어 위를 향해 소리쳤다.

 

  "잘 자요~"

 

  그 목소리에 사요가 문득 밑을 내려다보다가 손을 흔들고 있는 리사를 향해 고개만 살짝 끄덕여보이고는 다시 누웠다. 아,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네. 기왕 손잡기로 한 거 조금 경계를 풀어도 될 법 한데. 밥을 같이 먹은 것만 해도 엄청난 발전일지도 모르겠다. 리사는 천천히 집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기고 산 속에 풀벌레 소리만이 잔뜩 울려퍼져서야, 사요는 눈을 감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사요가 습관처럼 해가 뜨자마자 일어나 리사의 집 안으로 들어가보니 리사는 벌써 짐을 싸고 있었다. 바깥에서 덮고 잘 얇은 이불과 쓸만한 재료 몇개, 과일 몇개, 그리고 빨갛고 파란 물약 몇개. 사요가 물약을 가리켰다.

 

  "이건 뭔가요?"

  "상태 회복제랑 체력 회복제예요."

 

  그러고보니 그런 응급 물품도 꼭 필요할 것 같다. 사요는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보며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배낭 옆에 거무튀튀한 액체가 든 병을 발견했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려는데 리사는 그 병을 자신의 옆구리에 찼다. 불쾌해보이는 액체인데. 리사의 얼굴을 살피니 리사는 꽤 피곤한 얼굴이었다. 장난기는 모두 어디로 가고 입을 꾹 다물고 멍한 눈빛으로 짐을 싸고 있었다. 궁금한 게 쏙 들어가고, 사요도 옆으로 와서 짐을 싸는 걸 도왔다. 사요의 손이 더해지자 리사가 놀라며 사요를 바라보다가 싱긋 웃었다.

 

  "잘 못잤어요?"

  "...조금요."

  "떠나는 게 무서워서요?"

 

  사요는 리사가 보기와는 달리 그렇게 대담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죽여달라고 말했을 때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리사가 처음이라 당황해서 기억에 남는 걸지도 모른다. 리사는 사요의 질문에 조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무섭기도 해요. 어렸을 때부터 줄곧 하던 일을 관두고서는 거의 숨어있다시피 살던 곳이거든요. 이 곳을 떠나면 위험이 닥칠테니까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예요? 단순히 저한테 죽여달라고 하기 위해서?"

 

  사요의 손이 멈추자, 리사도 짐을 싸던 손을 멈췄다. 그리고는 웃는 건지 마는 건지 모를 상쾌하지 않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직 사요 씨가 저한테 경계를 덜 푼 것 같으니까, 그건 경계가 풀리면 말해줄게요."

 

  사요가 멍하게 리사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말이 끝난 줄 알았는데, 리사가 뒤이어 덧붙였다.

 

  "그 때가 되면 사요 씨 이야기도 저한테 들려주세요. 저도 알고 싶은 게 많거든요."

 

  사요가 피식 웃으면서 다시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 날은 반드시 올 거예요."

 

  리사도 다시 짐을 싸려 분주히 손을 움직였다. 사요는 살짝 남아있던 웃음을 지우고는 괜히 배낭 안에 물건을 꾹꾹 쑤셔담았다. 그런 날이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쓸데없는 정보와 감정은 짐이 될 뿐이니까. 리사는 조용히 사요의 숨소리와 손길을 살피려는 듯,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짐을 전부 다 싸자, 리사가 사요에게 키메라와 단검을 돌려주었다.

 

  "어제 이걸 안찾더라구요? 그대로 있었으면 아마 저도 돌려주는 걸 깜빡했을 거예요."

  "...그냥 버리지 그랬어요."

 

  진심이었다. 단검과 키메라 모두 카타콤의 산물이었다.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으면 카타콤에 계속 얽메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내심 없어졌길 바랐는데 리사가 고이 간직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앞으로 모험하려면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제가 주인도 아닌데 멋대로 버릴 수도 없잖아요?"

 

  사요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키메라는 앞으로 여러모로 쓸모있는 방패가 되어줄 것이고, 단검 역시 카타콤의 산물이긴 하지만 직접 만든 처음이자 마지막의 검이기도 하기에 애착이 갔다. 날카롭진 못해도 튼튼하니 쓸만하겠지.

 

  "일단 어제 입었던 옷 줄게요. 그걸로 갈아입어요."

 

  리사가 짙은 회색 옷을 내밀었다. 사요가 그 옷을 받아 뒤돌아서서 갈아입는 동안 리사는 사요가 벗은 잠옷을 집어들었다.

 

  "이 잠옷, 마음에 들면 가져갈까요?"

 

  그새 옷을 갈아입고 아대를 만지작거리며 사요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별로... 이마이 씨가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시죠."

  "아!"

 

  리사가 별안간 피곤한 기색을 싹 지우고 밝게 웃었다.

 

  "방금 이마이 씨라고 했죠? 제 이름 부른 거죠? 이거 처음인데?"

 

  그제서야 사요가 헛기침을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단검을 품에 넣고 키메라를 팔에 찼다.

 

  "그, 빨리 가죠. 시간이 없으니."

 

  사요가 큰 배낭을 어깨에 메는 모습을 보며 리사는 사요 몰래 뒤에서 미소지었다. 그러더니 사요의 팔을 잡아 세웠다.

 

  "잠깐만요. 가기 전에 할 일이 있어요."

 

  리사는 사요가 멘 가방을 받아 내려놓고 식탁 의자에 앉게 했다. 어느덧 리사의 손에는 종이와 펜이 들려있었다.

 

  "움직이지 말고 있어봐요."

  "뭐하는 건가요....?"

  "사요 씨 얼굴을 그릴 거예요. 사요 씨랑 얼굴이 똑같은 사람을 찾는다고 했죠? 혹시 떨어져있을 때를 대비해서, 그림이라도 그려놓으려구요."

 

  사진이라도 찍고 싶지만 사진기가 없으니. 리사는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요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하면 고개를 다시 바로잡아주기도 하고, 소리로 신호를 주기도 했다. 사요는 어쩐지 카타콤에서 마물을 죽일 때보다 더 긴장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어떤 스타일이었어요? 머리카락이 짧은 스타일? 긴 스타일? 리사가 물었지만 사요는 역시나 그 질문에 알맞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냥, 제 모습을 그려주세요. 리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요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가, 종이로 시선을 옮겼다가를 반복했다. 그렇게 뻣뻣하게 앉아있길 몇십분, 드디어 완성된 그림이 사요 앞에 놓였다. 꽤 수준급의 그림이다.

 

  "이만하면 됐겠죠?"

  "...아마도요."

  "좋아요, 이제 갈까요?"

 

  리사가 그림을 넣고 배낭을 메려고 하자 사요가 급하게 일어나 배낭을 가로챘다. 산 속에 박혀서 살던 당신보단 제가 힘이 더 셀 겁니다. 그렇게 딱딱하게 말하고는 먼저 밖으로 나가버렸다. 리사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한숨을 쉬다가 곧바로 따라나섰다.

 

  "나도 힘 센데~!"

  "누가 봐도 제가 더 세 보일걸요?"

  "해보지도 않고 장담해요? 나중에 팔씨름이라도 해볼래요?"

  "제가 이깁니다."

  "어휴~ 말이 안통해."

 

  작게 웃으며 사요의 옆을 부지런히 따라가던 리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도망치듯 무언가에 쫓겨와 살던 정든 집이었는데. 이런 일로 떠나게 될 줄은 몰랐다. 리사는 모든 상처와 고민이 잠재워진 보금자리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어느정도 걷다가 리사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돌아서서 빨리 따라오라고 말하려던 사요는 반쯤 열린 입을 꾹 다물었다. 새벽바람이 소리없이 리사의 뒷모습을 흔들고 있었다. 나풀대는 카키색 멜빵바지를 바라보다 잠시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반묶음의 머리카락이 잠잠해질 때에서야 리사가 밝은 표정으로 돌아섰다.

 

  "가요!"

 

  힘차게 앞서는 리사를 바라보며 사요는 배낭을 고쳐멨다. 그 어느때보다 새벽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진다. 촐랑대는 갈색의 머리카락을, 사요는 언제까지고 눈으로 쫓았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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