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히마사쿠]천사를 보았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3) 동극 이전부터 계속된 수수께끼의 공세에 사쿠라코는 이제 될대로 되라는 식이 되어버렸다. 히마와리가 쫓아오든, 어디서 만나든, 어느날은 인사를 받아주지 않고 스쳐지나가고 어느날은 길을 돌아서 가기도 했다. 히마와리는 지칠 줄 모르고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사쿠라코에게 웃어주었다. 이쯤되면 저쪽에서 무언가가 원하는 게 있는 게 아닐까. 사쿠라코의 고민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그런데 말이에요." 쿄코가 손에 깍지를 끼고 듣고 있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쿠라코는 잠시 스스로가 한심해졌다. 이게 무슨 무용담이라고, 다른 사람의 시간까지 빼앗아가면서 털어놓고 있는 것인가. "요즘 통 안보여요. 그 애가." 아마 지쳐서 그랬을 것이다. 결국 한 쪽에서 무시하고 피하는 방법을 선택했으니 그렇게 나와도 이상하.. 더보기 (2) 그림자 02 "모두들, 잔에 사이다 채웠지?" 감독이 사이다를 높이 추켜올렸다. 모두들 그 행동에 맞춰 잔을 들어올렸다. 형형색색의 음료수가 계단을 이루듯이 제각각의 높이로 고개를 들었다. "자! 그러면 우리 팀의 주장, 사쿠라코의 건배사가 있겠습니다!" 사쿠라코가 어물적 일어났다. 사실 사쿠라코가 맡은 외야쪽으로 넘어온 공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공을 재치있게 차는 선수는 있었으나 높고 멀리 차는 선수가 많이 없는 학교였다. 사쿠라코는 이번 경기에서 자신의 활약이 제일 적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잔을 든 손이 조금 부끄럽다. "오늘 첫 경기 수고 많았어. 앞으로도 실수 없이 이대로만 갔으면 좋겠다. 나나모리 여자 고등학교 파이팅!" 한 번씩의 건배가 오가고, 모두들 배가 고팠던 탓에 앞에서 지글.. 더보기 (1) 처음 보는 아이 사람들이 지나간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나와, 눈을 마주치거나 그것조차 부담스러워하며 그저 스쳐지나간다. 그 사람들 중에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홀로 눈물을 흘리고 있을 사람이. ------- 01 실전에서의 함성소리는 늘 사쿠라코를 아득한 고동 속에 던져놓는다. 그 고동은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고 듣는 것 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아 두렵기도 하지만, 주심의 입에 호루라기가 물리면 순식간에 머리가 맑아지면서 주변이 밝아진다. 삑-! 그 소리에 사쿠라코는 아득함에서 깨어나 다시한번 머리를 두드린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경기가 시작됐다. 상대편이 선공을 시작했다. 사쿠라코는 2루와 3루 사이의 외야수를 맡았다. 첫번째 주자가 공을 힘껏 찼다. 그러나 공은 내야에 떨어져 금방.. 더보기 이전 1 2 다음